명연설

세월호 유가족인 저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장훈 416안전사회연구소 소장

2024년 4월 13일

 

* 세월호참사 10주기에 유가족이 이태원참사와 윤석열 정권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며 자신의 의지를 밝힌 연설

https://www.youtube.com/watch?v=b-xAltgbBhQ

 

 

안녕하십니까? 4.16세월호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8반 장준형 아빠 장훈입니다. 먼저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304명을 잊지 않고 진상규명을 함께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목숨보다 소중한 자식을 잃고도 우리는 살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교복을 입고 수학여행을 떠난 고등학생 준영이가 어느새 스물여덟 살 청년이 되었습니다. 내 아들 준영이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짧지 않았던 그 시간을 우리는 세월호참사 이전과 이후는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버텼습니다.

 

세월호참사의 책임은 사람의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한 선사, 자기들만 살겠다고 승객들을 배 안에 가둬 놓고 탈출한 선원들에게만 있는 게 아닙니다. 위기에 처한 국민의 생명보다 무능한 대통령 지키기만 중요했던 박근혜 정부가 304명을 죽인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무능하고 무책임한 박근혜 정권을 끝장냈습니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한겨울 광장에서 우리는 촛불 하나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그 촛불혁명의 성과를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이 무너뜨리려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이 만든 특수단의 부실한 수사로 세월호참사 고위 책임자들은 모두 무죄 판결받았습니다. 어렵게 유죄 판결을 받아낸 자들은 모두 사면 복권시켰습니다. 세월호 특조위 조사를 앞장서 방해했던 추경호와 김영석은 당당히 이번 총선에 출마했습니다. 당시 해경청장이었던 김석균은 책을 내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기가 막힙니다.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세월호참사 책임자들을 용서한 적이 없는데, 윤석열이 무슨 권리로 그들을 사면하고 복권시킵니까? 304명이 죽었는데, 대체 왜 책임자들에게 죄가 없다고 합니까? 피해자들과 국민은 세월호참사의 국가 책임을 물었는데, 왜 윤석열은 그들의 책임을 묻어버립니까?

 

2014년 박근혜보다 2024년 윤석열은 더 악랄하고 더 무능하고 더 무도하고 더 무책임합니다. 2014년 박근혜 정권은 몰락했습니다. 2024년 윤석열 정권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여러분 부탁드립니다. 2014년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304명을 기억해 주십시오. 내 아들 준영이를 죽인 책임자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세월호참사 책임자들을 제대로 처벌받지 못 하게 했기 때문에 이태원참사가 발생했습니다. 감히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거부했습니다. 

 

압니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저는 제 아들을 다시 볼 수 없습니다. 내 아들 준영이를 다시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보고 싶습니다. 

 

우리 준영이를 죽게 만든 세월호참사 책임자들을 다시 법정에 세울 수 없습니다. 세월호참사 책임자들을 다시 법정에 세울 수 없지만, 이태원참사 책임자들은 법정에 세울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저와 같은 우리 준영이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면 안 되는 세상 아니겠습니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 못한 대통령은 자격이 없습니다. 국민의 생존을 짓밟고 피해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격이 없습니다. 무고한 국민을 죽게 만든 대통령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세월호 유가족인 저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다시는 세월호참사와 같은, 이태원참사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지난 10년간 우리 아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함께 행동하고 촛불 들어주신 우리 촛불행동 여러분 고맙습니다. 저 역시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앞장서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