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문과 시

안국동

이봉안

2025. 3. 29. 새벽, 헌재의 분탕질에 분노하며

 

손님처럼 왔다가

어느새 주인이 돼버렸다 

 

맛이 없다는 둥

지저분하다는 둥

또는 불친절하다는 둥

손님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내 것이 아니다

 

친절해야 하고

청결해야 하고

맛을 내기 위한 노력은

문을 닫을 작정이 아니라면

혼신을 갈아 넣어

가열차게 해야 한다

 

칼질을 하다 손을 베일 수도

음식을 익히다 불에 데일 수도

있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어렵다고 안 할 일인가

힘들다고 못 할 일인가

 

내가 손님이었던 것처럼

그가 나의 손님인 것을...

 

피땀 흘려 가꿔보자

목청 높여 소리치자

여기 민주맛집 열렸다고...

 

훗날 내 손님은

오롯이 손님으로 남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