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5일
* 내란에 맞서 촛불을 들고 광장에 선 주권자 국민의 정신 세계와 마음을 표현한 격문
https://www.youtube.com/watch?v=nqj0gyxRd1c
그 밤, 여의도로 뛰어간 것은
윤석열과 졸개들이 미워서만은 아니다.
3년을 매일매일
한심하고 경멸스럽고 화가 치민 순간이
어찌 하루 열두 번뿐일까만,
그 밤 우리가 저마다 가장 소중한 것을 향해
무언의 유서를 쓰고
부디 행복하라는 기도를
반복하며 달린 것은
미움때문이 아니었다.
군대보다 빨리 서강대교를 건너야 했다.
12월의 강바람도
빨리 가라, 어서 가라, 등을 때렸다.
맨발에 슬리퍼를 끌고 달려온 아저씨,
산발한 아줌마,
경기도 어디, 충청도 어디에서 마냥 울며
신들린 듯 왔다는 청년,
한 번 더 안아주고 올 것을... 잠든 아이 얼굴이 내내 밟혔다는 어머니,
그것은 사랑이었다.
어둠이 준비한 무기들.
국민의 심장을 겨눌 20만 발의 탄약과 누군가의 몸뚱이를 내리칠 야구방망이,
장갑차와 작두,
공포탄과 니퍼,
경찰과 군대,
여기저기 부수고 불 지르는 폭도들,
비명과 죽음을 예비한 숱한 감옥들.
그러나 우리에게도
어둠에 맞선 무기가 있다.
침략과 약탈을 단죄하던 안중근과
5월 도청의 시민군이 들었던 총.
그 총, 촛불과 응원봉
따뜻한 커피와 호떡이 되어
겨우내 전투 중이다.
은박담요 한 장으로 칼날같은 추위를 가르던 뜨거운 심장,
촛불을 믿는 마음
촛불이 믿는 나를 믿는 마음,
우리에겐 뜨겁고 거대한 무기고가 있다.
애국애족의 마음 그득한
우리의 무기고는
무궁무진 화수분이다.
죽음이 아니라 삶을 위하여,
증오와 저주가 아니라 사랑과 감사로,
개인의 탐욕이 아니라 모두의 행복에 대한 기도로,
우리의 전투는 늘 절절하고 극진하다.
이 절절하고 극진한 전투의 나날
쉼 없이 개량해 온 신무기
그 가공할 무기는
'사랑'!
양심이라는 공장에서
매일매일 반짝반짝 생산되는
우리의 무기는
그래, 사랑이다!
도저히 질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