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권·양회동 열사

윤석열 파면을 눈앞에 둔 오늘, 양회동 열사와 조일권 선생님을 떠올립니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

2025년 2월 2일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했다”

 

맨손으로 계엄군에 맞섰던 우리 시민들은 그날, 한결같이 광주의 영령들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광주가 있어 오늘 우리의 승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남녀노소 촛불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생각과 감정이라는 것이 너무 감동적입니다.

 

지난 기간 시청 앞과 오늘 헌재 앞 촛불광장에서 불리는 조일권의 노래를 시민들이 참 좋아하시고 우렁차게 부르십니다. 

 

촛불을 든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어디를 향하여 가야하는가를 절절히 노래하신 조일권 선생님의 마음이 시민들의 마음과 만난 것 같습니다. 

 

“나의 암을 뿌리뽑는 것도 나라의 암을 뿌리뽑아야 가능하다”

 

췌장암 말기의 몸으로, 병을 숨기고 촛불광장을 지키시다가 순직하신 조일권 선생님. 

 

촛불이 커지기를 갈망하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찾아하시던 촛불행동의 영원한 자봉단 조일권 선생님.

 

촛불시민들을 잘 받들어야 한다, 우리가 더 부지런해야 한다, 이번 촛불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촛불행동을 지켜야 한다... 남은 생을 깡그리 바쳐 촛불이 승리하는 길을 몸소 실천하셨던 조일권 선생님의 그 정신이 오늘의 이 기적같은 일들을 만들어낸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조일권 정신으로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승리의 날 더덩실 춤을 추며 조일권의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못된 놈 꼭 퇴진시키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 주세요”

 

양회동 열사의 죽음은 윤석열 악마정권에 대한 항거였습니다. 

 

양회동 열사는 촛불집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하시던 건설노동자이자 촛불행동 회원이셨습니다. 분신하신 열사의 건설노조 조끼 위에는 촛불행동 이름이 박힌 버튼 두 개도 달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양회동 열사의 유서는 그대로 촛불행동의 임무와 다짐이 되었습니다.

 

‘윤석열을 몰아내는 것이 열사의 한을 푸는 길이다.’

 

열사의 아내분이신 김선희님도 촛불행동 회원으로, 촛불집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양회동 열사는 이렇게 우리와 함께 촛불을 들고 계십니다. 

 

우리는 머지 않아 윤석열이 파면되는 날, 양회동 열사께 ‘못된 놈을 드디어 퇴진시켰습니다’라는 보고를 자랑스럽게 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짐할 것입니다.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향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이렇게 우리 촛불은 조일권 선생님의 정신으로 양회동 열사의 염원을 실현하는 투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촛불을 통해 죽은자와 산자의 인연이 이어지고, 촛불의 정신적 유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먼 길을 용감하게 갈 수 있게 해주는 힘입니다.

 

양회동 열사님, 조일권 선생님.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기둥을 세워주셔서 고맙습니다.